두보식품

최현준 mirang@mirang.com
5619회 2004-03-16 14:16:16
삼성 SDS ERP 사업의 허와 실
지난 2004년 2월 IT BUSINESS 잡지에 실린 기사입니다..

왠만한 사람이면 다아는 삼성 SDS의 ERP 사업에 대한 구축 사례를 예를 들어 ERP 솔루션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것 같습니다..

ERP 구축이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걸 또한 잘못된 ERP 구축은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는걸 재삼 느껴 봅니다.


IT BUSINESS 2월호 기사

(BIZ ISSUE / 삼성SDS ERP 사업의 허와 실)



“대기업 브랜드 이미지만 믿어서는 곤란”

세부사항 계약서에 명기하고 자체 전문인력 확보해야




삼성SDS는 국내 SI업체 중 유일하게 자체 솔루션인 ERP 패키지를 갖고 있는 회사이다. 국내 SI업체 중 매출 규모 또한 몇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의 이런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일반 중소기업들은 삼성SDS의 유니ERP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삼성SDS의 유니ERP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들로부터 불만의 소리가 들리는데다 삼성SDS의 기존 유니ERP 실무 책임자 및 총괄 임원이 지난해 4분기부터 대기발령 상태로 지난달 중순까지 거취가 정해지지 않아 관련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유니ERP 사업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들린다.




본지는 이런 불만과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삼성SDS의 유니ERP 제품이 공급된 일반 중소기업 담당자들을 만나 ERP시스템의 구축 프로젝트를 기획부터 프로젝트 수행과정, 그리고 현재 상황 및 계획에 대해 들어 봤다. 이에 대응하는 삼성SDS의 전략도 들었다.

윤성규 기자 skyun@itjr.net





삼성SDS 유니ERP 구축 사이트 방문 기준




삼성SDS 유니ERP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해 지난해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에 따라 정부지원금이 지급된 일반기업들을 방문, ERP시스템의 활용여부에 대해 취재했다. 삼성SDS가 이 기간동안 정부지원금을 받아 ERP시스템을 구축한 프로젝트는 모두 18개.




취재대상 기업에 대한 선별기준은 우선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지역에 위치한 회사, 그리고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전체 금액이 큰 회사를 택했다. 이렇게 선별된 회사 들중 취재에 응한 기업을 방문 취재했다. 취재약속을 잡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만나봐야 이야기할 것이 없다’라든가 ‘아직까지 안정화 단계에 있어 이야기할 것이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취재에 협조한 기업은 삼성SDS 유니ERP 패키지 솔루션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해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정부지원금도 지급된 성보화학, 취영루, 잉크테크, 로만손, 신흥정밀 모두 5개 기업이다. 이 중 신흥정밀의 경우는 출장 관계로 담당자를 직접 만나지 못해 이번 기획에서 제외했다.





삼성SDS 유니ERP 패키지 솔루션이 공급된 성보화학, 취영루, 잉크테크, 로만손의 경우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된 것으로 발표됐으나 성보화학과 취영루는 ERP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또 로만손의 경우는 추가 개발업무 때문에 전체 프로젝트 금액을 상향 조정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 잉크테크는 ERP시스템 구축의 실패 경험이 있는 기업으로 삼성SDS의 유니ERP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정부지원금 받았으나 시스템 중단 중




■ 성보화학은 지난 2002년 2월 28일 ERP시스템을 구축하기로 삼성SDS와 계약, 같은 해 3월 15일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성보화학의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지난 2002년 10월 8일 완료됐고, 정부지원금 2000만원도 지난해 1월 2일 지급됐다. 전체 프로젝트 금액은 2억3900만원. 그러나 ERP시스템을 가동하지 않고 기존에 활용했던 더존디지텔웨어의 ERP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 취영루는 지난 2002년 7월 22일 유니ERP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해 ERP시스템을 구축하기로 삼성SDS와 계약, 같은 해 10월 23일 시스템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취영루의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12일 완료됐고, 정부지원금 1600만원도 지난해 8월 27일 지급됐다. 전체 프로젝트 금액은 1억6320만원. 그러나 ERP시스템은 2개 모듈만 가동되고 있다. 취영루는 ERP시스템을 다시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론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 잉크테크는 지난 2002년 5월 28일 삼성SDS 유니ERP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해 ERP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같은 해 6월 18일 시스템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잉크테크의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지난 2002년 12월 17일 완료, 정부지원금 2000만원이 지난해 1월 26일 지급됐다. 전체 프로젝트 금액은 3억원. 이 회사는 지난 몇년간 ERP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경험이 있는 회사로, 이 경험이 유니ERP 시스템 구축에 큰 도움이 된 경우.




■ 로만손은 지난 2002년 5월 7일 유니ERP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해 ERP시스템을 구축하기로 삼성SDS와 계약, 같은 해 5월 20일 시스템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로만손의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지난해 4월 30일 완료됐고, 정부지원금 2000만원도 지난해 6월 13일 지급됐다. 이 회사는 신규 보석사업을 ERP시스템에 추가하면서 전체 프로젝트 금액이 4억2000만원에서 6억원 정도로 늘어났으며, 현재도 ERP시스템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계약상 ‘부실 프로젝트 예견됐다’




성보화학과 취영루의 ERP시스템이 왜 가동되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는지, 그리고 잉크테크와 로만손의 경우는 어떤 상황인지 좀더 자세히 취재했다.




성보화학과 취영루는 삼성SDS 및 삼성SDS 비즈니스 파트너(BP)사와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계약 자체를 잘못했다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계약이 아니라 신뢰와 믿음이 앞선 나머지 구두에 의한 형식적 계약체결이 프로젝트 실패 요인. 성보화학은 계약당시 △ERP시스템의 사용자 수 △BP사의 프로젝트 참여여부 △전체 프로젝트 금액산정 △교육지원 문제 등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것.




ERP시스템의 접속 사용자 수의 경우 성보화학 담당자는 20유저나 100유저나 모두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실제 삼성SDS에서도 가능한 것으로 이야기 했다는 것. 그러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성보화학 담당직원이 삼성SDS에 문의한 결과 “계약서상에 20명만이 사용가능하고 40명으로 늘릴 경우에는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계약서의 용어도 성보화학 담당자는 이해할 수 없게 작성돼 계약 당시에는 유저수의 한계에 제한이 없다고 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BP사의 프로젝트 참여 여부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성보화학 측에서는 당연히 삼성SDS 직원들이 직접 구축해 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 그러나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삼성SDS의 BP사 직원들이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성보화학은 삼성SDS의 브랜드 이미지를 믿었기 때문에 여타 국내 ERP업체들보다는 기술력이나 서비스 지원 등에서 월등할 줄 알았다는 것. BP사들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 내내 성보화학이 원하는 대로 된다고 말하면서 프로젝트 기간만 낭비했다고 성보화학 담당자는 불평했다.




또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위한 계약체결 당시 2개 공장 간에 전용선을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었으나 프로젝트 완료시점이 임박해 전용선 없이는 시스템을 가동할 수 없다며 전용선을 설치해야 하고 설치비용도 계약금액과 별도로 성보화학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2개 공장에 1000만원씩을 들여 설치한 전용선의 유지비용을 낭비할 수 없어 전용선을 철거하고 ADSL 한 선만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 특히 ERP에 대한 교육은 받지 못했다는 것. 성보화학 담당자에 따르면 계약서에는 교육비 명목으로 4500만원이 책정돼 있었으나 프로젝트 추진 과정 내내 교육을 한 시간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성보화학의 ERP시스템은 고철덩어리만 남기고 마무리됐다. 성보화학은 삼성SDS의 유니ERP시스템 대신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더존디지털웨어의 회계와 영업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성보화학 담당자는 “우리가 ERP 패키지에 대해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S를 신뢰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자체를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계약보다는 회의석상에서의 답변을 중시했다”며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의 회의록만이라도 잘 기록해 보관하고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후회했다.




삼성SDS PKG사업유닛 유니ERP팀 최호득 팀장(수석컨설턴트)은 “계약서상으로 삼성SDS가 책임질 것은 없으나 도의적으로 성보화학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줄 생각”이라며 “성보화학의 프로젝트를 맡았던 BP사가 부도난 상태에서 성보화학의 프로젝트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과 회의록도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은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완료 시점이 끝남과 동시에 전체 프로젝트 금액인 2억3900만원은 삼성SDS에 지급됐고 삼성SDS의 BP사로 성보화학의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맡았던 K&PI는 부도가 나서 없어졌다. 프로젝트는 마무리해야 했고 정부지원금은 받아야 했기 때문에 삼성SDS는 성보화학의 ERP시스템이 가동이 되지 않는 것을 인정하고 성보화학이 요구하는 것을 모두 들어 주는 조건으로 프로젝트 완료확인을 받아냈다.




성보화학 담당자는 “ERP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데, 삼성SDS 관계자가 프로젝트가 끝난 것으로 확인해 주면 성보화학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기로 합의하고 프로젝트 완료승인을 해 주었다”며 “이후 삼성SDS가 약속을 계속 지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삼성SDS에 2000만원의 정부지원금을 지급했다. 또 삼성SDS는 성보화학에 프로젝트 지체보상금으로 전체 프로젝트 금액의 10%를 성보화학에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보화학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SDS에 프로젝트 지체보상금 청구에 대한 정식공문을 보냈고 무조건 성보화학이 원하는 대로 ERP시스템을 구축해 주기로 했다”며 “전체 프로젝트 금액의 10%를 지체보상금으로 지난해 12월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SDS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8일까지 ERP시스템이 가동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을 통보해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SDS ERP사업팀 최호득 팀장은 지체보상금의 지급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계약금액의 10%만을 프로젝트 지체보상금으로 성보화학에 지불했다”고 말했다.




‘합의된 행위 감독할 수 없다’




성보화학의 ERP시스템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급되는 정부지원자금이 삼성SDS에 지급된 것이다. 삼성SDS 최호득 팀장과 성보화학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삼성SDS와 성보화학은 서로 합의하에 공문서를 허위작성한 셈이다. 삼성SDS가 성보화학의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대해 부실을 인정하고 프로젝트 지체보상금까지 지급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경우도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정부지원금을 지급했다면 책임을 면키 어렵다. 중소기업진흥공단 IT화 전담팀 김근영 과장은 “우리는 데이터가 ERP시스템에 입력되고 있는지,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지만 확인한다”며 “검찰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ERP업체와 구축회사가 정부지원금을 타낼 목적으로 서로 합의하에 서류를 접수할 경우 세부사항까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성보화학 담당자는 “남이 만들어 논 시스템은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ERP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으로 ERP 전문가를 보유하지 않으면 ERP시스템은 고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SDS라는 브랜드 때문에 몇 억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가 실패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ERP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는 기업이 있다면 프로젝트 기획 단계부터 자체 전산 인력을 확보해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삼성SDS의 ERP 패키지 솔루션 영업은 성보화학 근처에 있는 부서가 담당하고 시스템 구축은 분당에 있는 부서에서, 사후관리는 또 다른 곳에서, BP사 관리는 또 다른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어 중소기업 담당자로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으로 나타난 실태 파악보다는 목에 힘만 주고 있는 삼성SDS 직원들이 많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취영루 ‘법적 대응’도 검토 중




중국요리 체인점인 취영루의 경우도 성보화학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연말에 결산할 일들이 많은데, 전혀 연말결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는 결산 기능도 없다. 취영루는 이런 기능이 보완되지 않으면 법정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취영루의 경우 삼성SDS 유니ERP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프로젝트를 완료했으나 시스템은 2개 모듈만 가동되고 있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이미 퇴사한 상태이다. 이 회사의 경우도 부실 프로젝트를 만든 가장 큰 요인은 성보화학과 마찬가지로 삼성SDS와 계약을 잘못 맺은 것. 계약서상에 삼성SDS 유니ERP 패키지 솔루션을 그대로 설치하고 커스터마이징은 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요리 전문 체인점의 업무 프로세스에 맞게 삼성SDS 유니ERP 패키지가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 커스터마이징을 전혀 하지 않고 구축한다는 것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부터 부실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삼성SDS의 BP사인 T사가 취영루의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맡았다.




취영루의 담당자는 “다시 처음부터 ERP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할지, 아니면 기존 부실 시스템을 가능한 부분부터 고쳐서 사용할지를 고민 중”이라며 “웹 버전으로 개발됐으나 클라이언트 서버(C/S) 환경으로 다시 개발을 하려해도 데이터 컨버전이 되지 않아 문제가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T사는 취영루의 부실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12일 제안서(오는 4월까지 보완 프로젝트 추진 관련)를 취영루에 제출했고 지난달 15일쯤 제안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덧 붙였다.




그러나 삼성SDS 최호득 팀장은 “취영루의 경우 계약서와 상관없이 ERP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 위해 지난달 14일 삼성SDS BP사인 T사의 사장이 직접 방문, 제안 설명회를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영루 담당자는 “시간만 끌기 위해 T사 관계자들이 성의없는 제안서를 형식적으로 제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최종적으로는 법적인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한 삼성SDS는 시스템이 일부만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정부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취영루는 삼성SDS와 계약한 전체 프로젝트 금액의 일부만을 지불했다.




취영루 담당자는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때문에 추가로 예산을 집행할 수 없는 상태이고, 구조적으로도 시스템 가동이 어렵고 설계상으로도 보완 프로젝트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판단해 지난 10개월 전부터 프로젝트 추진당시 ERP시스템을 설계한 사람을 보내 대책을 강구하라고 했으나 그 때마다 모두 버그라고만 이야기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오는 4월이나 5월쯤 모든 것을 정리할 것”이라며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변환하고 회계 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미지급으로 처리하든가 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패의 경험이 성공을 만들어




성보화학이나 취영루의 경우와는 다르게 잉크테크는 삼성SDS의 유니ERP시스템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잉크테크는 삼성SDS 유니ERP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하기 전에 이미 다른 업체(Y사)의 ERP 패키지로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거의 1년이 넘도록 실패한 프로젝트로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 결국 실패한 프로젝트의 담당자는 1년이 넘도록 실패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반성문을 수도 없이 작성해야 했다. 이런 경험이 성공적으로 ERP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게 잉크테크 담당자의 말이다.




잉크테크는 국내외 ERP업체 12곳을 선택해 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1차 제안서 마감 때 7개사로 압축했다. 외산 패키지 2개와 국산 패키지 5개. 결국 지난 2002년 5월 삼성SDS의 유니ERP를 선정하고 다음달인 6월 계약서를 작성했다. 삼성SDS의 유니ERP 전체 모듈을 도입하는 프로젝트였다.




잉크테크도 삼성SDS와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순조롭지는 않았다. 초기 삼성SDS의 BP사를 교체했다. 교체할 수 있었던 것은 계약서상에 정확하게 명기했기 때문이다. 삼성SDS의 BP사 중 K사에서 G사로 교체한 것은 업종상의 문제때문이었다. 잉크테크와 같은 업종에 경험이 없던 K사를 교체하고 경험이 있던 G사를 선택한 것. 삼성SDS에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G사로 바꾼 후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됐다.




프로젝트가 완료되고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을 때는 현업직원들의 반발이 심했다. 그러나 이제 시스템을 오픈한지 1년이 지났다. 1년은 시스템의 안정화 기간이었고 올해가 실질적으로 ERP시스템을 활용하는 원년이라고 잉크테크 담당자는 말한다. 잉크테크의 경우 유지보수에 대한 계약은 시스템 오픈 후 6개월은 무상, 이 기간이 끝난 후 1년 단위의 재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ERP시스템 도입 이후 2~3주 걸렸던 결산기간이 근무일수 기준으로 5일로 단축됐다.




삼성SDS 유니ERP 패키지의 주요 기능은 기존 잉크테크의 업무에 따라 맞추었으며 특이한 부분은 별도로 개발해 ERP 패키지에 붙이는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유럽지역의 물류기지 운영, 수출입업무, 보세창고 개념의 업무, 면장업무, 국세청에 제출하는 증빙서류 만드는 업무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결국 잉크테크는 지난해 산업자원부로부터 IT화 장관상을 받았다.




잉크테크 담당자는 “ERP시스템 도입 후 정량적이고 정성적인 효과는 측정해 보지 않았으나 다음달 중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ERP시스템 도입 후 효과를 측정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만손, 추가 ERP 프로젝트 추진




성보화학, 취영루, 잉크테크와는 달리 로만손은 ERP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전체 프로젝트 금액이 증가한 사례이다. 로만손은 기존 4억2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전체 프로젝트 금액이 늘었다. 기존 로만손의 사업에 ‘보석사업 업무’를 추가하면서 프로젝트 금액이 증가했다는 게 로만손 담당자의 이야기.




로만손은 삼성SDS와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계약을 하기 전에는 아웃소싱을 통한 SI형태의 시스템 개발을 계획했으나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 때문에 ERP패키지 도입을 검토했다. ERP도입 계획 수립 후 외산 시스템(SAP3, 오라클)보다는 중소기업의 실정에 맞는 시스템, 그리고 인지도가 높고 ERP시스템의 구축 경험이 많은 몇 개 국내 ERP업체를 검토한 후 삼성SDS의 유니ERP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로만손은 TF팀을 구성, 부서간 많은 의견 차이를 조정해 신규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등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를 통한 프로세스 재정립을 진행했고 직원들의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ERP와 친숙해지도록 만들었다.




반복적인 직원교육을 통해 ERP 운영 교육을 습득했으나 실제 업무 적용에는 많은 의견차이가 발생, 정상적인 업무처리가 불가능했다. 매입자료 미발생, 수불 오류(재고 관리 불가), 매출 처리 불가능 등 많은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업무처리 방식으로 장시간 처리 대기로 인한 매출감소, 거래명세서 금액 오류 표기로 인한 대외 신뢰도 저하, 재고관리 불가로 인한 적기 발주 오더 불가능 등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 이런 원인은 로만손에서 도입한 유니ERP시스템이 초기 웹 버전으로 많은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의 8개월간 밤샘 작업을 통해 프로그램의 오류 및 기능을 개선했다.




현재 로만손은 지난해 10월 이후 시스템을 안정적인 상태로 사용하고 있고, 향후 유지보수시 문제가 될 내부적인 ERP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최신 버전으로 패치 진행중에 있으며 늦어도 이달 초까지는 마무리할 예정이다. 로만손 관계자는 “ERP시스템이 안정됐다고 하나 ERP 도입 효과로 꼽는 납기단축(리드타임 단축), 적정 재고관리, 손익관리시스템, 경영분석(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 부분에 대한 자료 제공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서는 입력 자료에 대한 정확한 출력만으로도 성공적인 구축이 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로만손의 경우는 지난해 4월 30일로 ERP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예정이었고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정부지원금까지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말까지 9개월 간 프로젝트가 연장됐고 전체 프로젝트 금액도 기존 4억2000만원에서 6억원정도로 증가했다.




성보화학, 취영루, 잉크테크, 로만손의 담당자들은 “ERP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외산이나 국산의 문제, 패키지 도입이나 자체개발의 문제보다는 도입하는 기업의 사용자가 ERP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프로젝트 계약도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며 “신뢰와 믿음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계약서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프로젝트를 주체적으로 리드할 수 없다면 반드시 부실 시스템을 만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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