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식품

마케팅본부장
3680회 2001-07-31 00:00:00
[칼럼] '생산자 = 유통업자 = 소비자" 시대의 의미
양곡업에 종사하면서 농산물 수입자유화에 따른 세계화와 국내 농산물 경쟁력제고를 위해, 먹거리를 제공하는 '생산자'와 안심하고 먹을수 있는 '소비자'의 신뢰성회복 방안을 구상하던차, 어느 생산자 단체의 주선으로 일본 생산자 단체를 견학하면서 새삼
요즈음 국내 먹거리의 소비자 유통시장에서 언제부터인가 먹거리를 속이고 팔고, 소비자는 확신없이 마지못해 구입하는 생산과 유통 소비 간의 '믿음'의 괴리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고,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풀지 않고는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 제고또한 요원한 문제인것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전통적인 윤리관의 표준처럼, 10여년 전까지만 하여도 동네 어귀마다 만날수 있었던 먹거리를 제공하던 동네 '쌀집아저씨'들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동네 굳은일까지 도맡아 하였 던, 정서가 아니었던가.

시골에서 정성들여 농사지은 쌀을 도회지 쌀가게로 가져와 넓은 자전거 짐받이에 쌀가마니를 싣고 가가호호 실어나르던 아버지들의 뒷모습은 고객들의 믿음속에서 땀이 베어 있었다.

유통구조의 다변화와 대형화에 밀려 먹거리 제공자와 고객간의 정과 신용또한 사라진것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유통업자의 책임이, 단지 물류기능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동안 지켜왔던 '믿음' 까지 전달하여야 했음을 너무도 소홀히 하였지 않았나 싶다.
오히려 일부 본분을 망각하고 원산지를 속이고,금지농약성분 작물을 공급하며, 위해식품을 판매조장하는등 매일매일 터지는 식탁먹거리에대한 불신감 팽배는 결국 생산자나 유통업자 그리고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이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나눠 먹으며 더불어 살아가야할 우리가 지키고 회복해야할 기초 과제이다.

일본 도야마현에 있는 '사까따니 농업생산법인'을 견학하였을때 그회사의 경영철학과 운영사례를 접하게 되었다.

이회사는 25명의 생산자가 250여ha를 농사를 지어 도회지 유통판매업자, 소비자단체에 쌀을 위주로 생산 공급하는 영농법인이다.

쌀농사의 70%이상이 모심기전인 3월경에 도회지 수요처와 생산량과 계약단가를 확정짓고 재배를 하고있는 계획생산판매체제였다.

7년전 일본전국에 걸쳐 극심한 냉해가 왔을때 이 회사 또한 극심한 생산량저조로 수요처와의 계약된 양과 단가를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그해에 판매단가는 전국적으로 급상승하였고, 이회사 또한 기 계약단가를 파기하고 올려서 팔아도 이해될수있는 경우였다.

그러나 이회사는 "믿음"과 약속을 지켰다.

그해 생산량이 기계약된 양밖에 겨우 생산되어 전량 판매처에 보내고 나니, 자체 생산농가에 먹을 식량이 하나도없어서, 자체식량용은 정부에서 수입쌀을 사서 먹었다는 것이다.

물론 기 계약된 단가로 공급 하였다.

"약속"과 "신용"을 지키기위해 많은 이윤을 포기 하였던것이다.

그러나 그해에 손해보았던 이윤은 바로 이듬해에 회복하였다.

이듬해에 풍년이들어 타업체는 단가가 내려갔으나 이회사의 제품은 적정마진을 올려 팔아도 수요처에서 믿고 전량 팔아주었다는 것이다.

생산자와 유통업자와 소비자가 함께 "약속"을 지켰고 "믿음"으로 극복한 것이다.

2004년도까지 1000ha까지 위탁영농 생산하겠다는 대표자의 말에서 새삼 경쟁력이란 멀리있는 것이 아닌것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사무실에 걸려있었던 액자속의 "初心生涯"의 의미 그속에 경쟁력이 있었다.

출하시기가 한참 지났음에도 밭에서 논에서 나뒹구는 채소,작물들을 볼때마다 수요예측과 계획생산의 정보를 제공하고 유통을 시스템화 하여야하는 관련 기관들의 해결과제 또한 크다하겠다.

"식량"이란, 남에게 팔기위해서 경작하는 것이 아니라 정성들여 지어서 내가 먹고, 이웃과 나눠 먹는, 결국 생산자 = 소비자라는 식문화 형성 속에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환경을 지키며 이땅에서 신토불이식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생산자, 소비자의 마음속에 생산자의 정성과 믿음까지 전달하는 유통업자, 그 먹거리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소비자....

'계획생산' '계약재배' '지역밀착형' 농산물 생산시대에 "약속"을 지키는 "믿음"속에서 그 경쟁력은 살아날 것이다.

※ 글쓴이 : 두보식품 주식회사 마케팅본부장 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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